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재미로만 하고, 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자기만족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저의 유튜브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실패의 순간에도 분명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남들에게 말하기가 쑥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나의 일부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저는 자신있게 말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걱정이 되네요)
결혼하고 나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요리도 많이 하게 됐어요. 지금은 아이를 키운다는 핑계로 생존을 위해 요리를 많이 하는 편인데, 2019년부터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는 먹고 싶을 때마다 온갖 음식을 만들어 먹던 시절이 있었다.
그랬다.
삼겹살, 식혜, 양념치킨, 족발, 막걸리까지 막걸리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당시 애리조나에는 H마트가 없었기 때문에 한식은 물론 한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도 부족했다.
엽떡, 순대볶음, 치킨 등 한국에서 즐겨 먹던 음식들을 영상으로 봤습니다.
먹고 싶으면 직접 만들어야 했어요. 맛이 너무 궁금해서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도 좋았고, 궁금하면 만들어 보아야 하니까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좀 더 생산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남의 영상만 보는 것보다, 레시피를 공유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역시 나만의 레시피가 너무 많아서 혼자만 간직하기엔 아깝다고 생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국에 갈 수 없어서 늘 자식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하셨던 부모님들께 우리는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순진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
처음에는 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로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을 찍고 자르고 편집 프로그램에서 자막을 넣는 게 재미있었어요. 직장생활을 할 때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즐겨 사용했고, 단축키를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지금 다시 보니, 읽을 수 없는 글꼴에 그저 내 만족을 위해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혼자 보면 이불 걷어차게 만드는 오싹한 장면이 많아요 ㅎㅎ
그래도 남편과 저의 신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라서 저에게는 추억의 앨범 같아요.
가끔 참고용으로 제 레시피를 찾아보면 ‘나도 이런 요리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땐 자주 만들어 먹었는데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 않아서 다시 보니 생소한 요리들이 많네요.
저는 뭐라도 해야 하는 성격이라 아이가 없었을 때는 요즘 블로그 쓰는 게 재미있듯이 이런 것들을 꾸미고 찍고 편집하는 걸 좋아했어요.
조만간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릴 예정인 오븐찹쌀떡.
한번 만들면 한 가지만 더 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만들었어요!
.
했는데도 다시 봐도 맛있어 보일 때가 있어요.
요즘은 장식할 시간도 없이 대충 먹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하다면 예쁘게 장식해서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저는 늘 요리뿐만 아니라 집을 예쁘게 꾸미고 자랑하는 일도 해 왔다고 자부하지만, 앞으로의 진로와 또 제가 즐길 수 있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내가 해온 일 외에는. 나와 내 가족만이 좋아하는 이야기. 자기만족의 시간이었는데, 실패했다고 스스로 자책하고 있어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제 유튜브가 망가졌네요… 마음속 깊은 곳엔 쓰라린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있어 이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정이라는 것이다.